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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서 최고의 별로…이재성 MVP 원동력은 '센스+겸손'
관리자 11/21/2017

전북 현대 이재성이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K리그 2017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선수상(MVP)를 수상한 뒤 포토 타임에 응하고있다. 2017.11.20. 김도훈기자 dica@sports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무명의 유망주가 4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 최고의 선수로 올라섰다.

전북 미드필더 이재성(25)이 올해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별’로 등극했다. 이재성은 20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7’에서 최고의 영예인 클래식 MVP를 거머쥐었다. 그는 올해 22골을 터트리며 득점상을 받은 수원 공격수 조나탄과 호각지세를 이룰 것으로 보였다. 개표 결과는 20표차 완승이었다. K리그 출입기자단 총 133표 가운데 이재성은 과반이 넘는 69표를 획득해 조나탄(49표)과 이근호(강원·15표)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시상식 전 “전날 전북-수원 맞대결에서 조나탄이 (MVP 수상에 유리한)골을 넣을까봐 조마조마했다”고 밝혀 취재진을 웃게 했던 그는 수상 뒤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미완의 대기가 전북이란 강팀을 만나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고려대 출신 이재성은 지난 2014년 전북에 입단할 때만 해도 대학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으나 축구계 큰 기대를 품게 한 선수는 아니었다. 흔하다는 20세 이하(U-20) 대표로 발탁된 적도 없었고 2012년이 돼서야 대학생 위주로 구성된 22세 이하(U-22) 아시아선수권 대표팀에 뽑혀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2014년 우선지명으로 전북 유니폼을 입은 뒤 최강희라는 명조련사를 만나면서 이재성의 진가는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했다. 당시 전북은 시즌을 앞두고 브라질 전지훈련을 갔는데 최 감독은 그의 모습을 본 뒤 “볼을 예쁘게 찬다”며 눈을 떼지 않았다. 이어 프로에서 실력 좀 갖고 있다는 선수들도 차기하기 힘들다는 전북의 주전자리를 첫 해부터 꿰찼다.
전북 현대 이재성이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K리그 2017 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MVP(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한 뒤 부모로부터 꽃다발을 받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seoul.com

프로 데뷔 첫 해 K리그 클래식 26경기를 누빈 그는 그 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도 뽑혀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이듬해부터는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레전드 이동국이 “우리 팀은 이재성이 뛰면 1군, 안 뛰면 1.5군”이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34경기 7골 5도움으로 전북의 사상 첫 정규리그 2연패에 공헌한 이재성은 23세 이하 중 가장 인상 깊은 선수가 받는 ‘영플레이어’를 거머쥐며 전북을 넘어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지난해 소속팀이 10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하는데 공헌한 이재성은 2년 뒤인 올해 8골 10도움을 기록, 전북의 정규리그 챔피언 탈환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스플릿시스템 상위리그에서 강원전 도움 해트트릭, 제주전 우승 확정포, 울산전 1골 1도움을 연달아 뿜어내며 ‘강팀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펼쳐보였다. 여기에 전북의 우승 프리미엄과 이달 열린 콜롬비아 및 세르비아와의 A매치 활약상을 더해 MVP로 날아올랐다.

축구계는 이재성의 오늘을 만든 원동력으로 센스와 겸손을 꼽는다. 최 감독은 이날 감독상을 수상한 뒤 이재성과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들어서 “본인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지능이나 센스 등 축구 잘하기에 타고난 것도 있다. 극한 상황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이재성의 오늘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북 관계자는 “이재성의 장점은 한결 같다는 것이다. 유명 선수가 됐다고 자만심에 빠지는 일이 없다. 항상 겸손하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전북은 그가 온 뒤 매년 한 개 이상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첫 해 주전→영플레이어 수상→아시아 제패→K리그 클래식 MVP의 코스를 차례대로 밟은 그는 스타 기근에 허덕이는 K리그의 새로운 롤모델이다.

이재성은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나 다시 내일을 바라본다. 미드필드에서 차분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그는 곧잘 박지성과 비교되기도 한다. 앞으론 현대 축구에서 미드필더에 더욱 요구되는 골결정력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 뒤 “MVP를 탔지만 매년 목표가 있다. 다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발전할 것도 많다. 더 큰 선수가 되려면 공격 쪽에서 세밀함과 마무리를 갖춘 능력 있는 선수로 거듭나야 한다”며 다음 시즌의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약속했다. 내년 월드컵 활약과 해외 진출 실현도 그의 과제다. 이재성의 축구 인생은 이제 2막을 앞두고 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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