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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 발리슛에 털어 버린 마음고생… 산토스는 울었다
관리자 11/20/2017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조형애 기자] 아크서클 정면에서 때린 그림 같은 하프 발리 슈팅. 산토스 발을 떠난 볼은 그대로 전북현대 골망을 갈랐다. 출렁.

수원삼성 서포터스 프렌테 트리콜로는 열광했고, 벤치도 열광했다. 하지만 한 사람은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얼굴을 감쌌다. 산토스는 그렇게 그라운드 안에서 눈물을 쏟았다.

수원의 2017 시즌 마무리는 산토스가 '집필'한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19일 수원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최종전에서 3-2 재역전승을 거뒀다. 수원은 산토스 투입 전까지 1-2로 뒤지고 있다가 산토스 멀티 골로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산토스의 시작은 여느때와 다름 없이 벤치였다. 올시즌 산토스는 벤치를 지키는 날이 잦았다. 2016시즌 33경기 출장에 비해 2017시즌 출장 경기 수(29경기)는 얼마 차이 나지 않지만, 그 비중은 확연하게 줄었다. 2017시즌 벤치에서 시작한 게 자그마치 22경기. 그 가운데 정규 시간 종료 1,2분 여를 남겨두고 나선 몇 경기를 감안하면 실제로 그의 출전 기회는 29경기라는 숫자 보다 훨씬 더 적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기회가 준 건 팀 전술의 영향이 크다. 산토스는 수원이 지난 시즌 말부터 스리백을 즐겨 사용하면서 출전 시간이 줄었다. 서정원 감독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리백에선 다양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산토스를 살리는 포메이션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그 답을 찾지 못하고 줄곧 '조커'로 산토스를 기용했다.

▲ ⓒ수원삼성

그래도 '산왕'은 여전했다. 2014년 K리그 득점왕에 빛나는 산토스는 조나탄(22골)에 올시즌 수원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9골)을 올렸다. 영양가 있는 골들이 대부분이었다. 9라운드에서는 '역사'도 썼다. 포항스틸러스를 상대로 0의 균형을 깨는 결승 골을 터트리면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동시에 수원 통산 K리그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다. 당시는 수원이 6라운드까지 '무승'을 기록하고 있다가 7,8라운드 2연승을 달리기 시작한 시점. 산토스 골은 수원의 상승세에 불을 댕겼다.

'전설'이 된 산토스는 2017시즌 최종전 주인공이 됐다. 시즌 내내 그가 받은 역할 처럼 '조커'로 나섰지만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교체 투입 5분 만에 골망을 갈랐고, 2분 뒤 재차 골을 신고하고서 눈물을 쏟았다.

경기 후 서정원 감독은 "산토스가 근래에 골도 못 넣고 출전도 못해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마지막에 의미 있는 골을 넣어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눈물의 의미를 짐작했다. 서 감독 말이 맞았다. 수원 관계자는 "'올시즌에 출전 기회도 없고 해서 많이 힘들었다. 그런 게 스쳐지나 가서 순간 울컥했다'고 한다"면서 산토스 말을 전했다. 이어 "본인 스스로가 굉장히 자부심이 높인 선수인데 벤치 있는 것만으로도 힘들 었을 것"이라고 했다.

어느덧 수원에서 다섯 번째 시즌을 마무리한 산토스. 그의 '앞날'은 알 수가 없다. 서정원 감독은 재계약과 관련해 "구단과 여러 상황을 조율해야 하는 과정"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구단 역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날 확인 한 건 산토스의 눈물, 그리고 그가 챙긴 최종전 매치 볼과 '위닝 샷' 한 장이었다. 오랜만에 구단 SNS에 올라온 사진 속 산토스는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다. 목에는 마치 메달처럼 수원 머플러가 둘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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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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