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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씁쓸한 결과가 가로 막았지만, 그래도 이재성은 빛났다
관리자 12/09/2017

9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대한민국과 중국의 축구경기에서 추가골을 넣은 이재성이 기뻐하고 있다. 2017.1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도쿄(일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 3월 원정으로 펼쳐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한국이 중국에 0-1로 무릎을 꿇었을 때, 그래서 '창사 참사'라는 표현이 나왔을 때 대표팀 명단에 이재성은 없었다. 당시 그는 부상 중이라 함께 하지 못했다.

약 9개월 뒤 일본 도쿄에서 펼쳐지는 중국과의 리턴매치를 하루 앞둔 8일,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나오던 그에게 '이재성이 합류했으니 중국을 잡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농을 던졌다. 평소의 그답게 쑥스러운 미소를 지은 이재성은 손사래를 치면서도 동시에 이기고 싶은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난 선수 이전에 대한민국 대표팀의 팬이다. 내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우리 팀이 항상 이겨야하고 또 이기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물론 내가 들어갔을 땐 더더욱 이겼으면 좋겠다. 정말 지기 싫다"면서 다른 얼굴을 공개했다. 그리고는 "소속팀(전북)에서도 중국팀과 ACL 할 때는 늘 잘했다. 내 경기력도 좋았고 팀도 이겼다"면서 자신감을 전했다.

그의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자신은 중국을 맞아 아주 잘 싸웠다. 하지만 팀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9일 오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재성 덕분에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는데 아쉽게 무너졌다.

한국은 이날 경기 시작 9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선제 실점을 내줬다. 당황스러운 전개였다. 생각지 못했던 시나리오였다. 최근 중국과의 경기들의 부진함이 겹쳐지며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었다. 이때 팀을 구한 이가 이재성이다.

이재성은 전반 12분, 김신욱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사실상 이재성이 만든 골이었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쇄도하면서 이명주의 패스를 받아낸 이재성은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이기고 공을 지켜냈다. 그리고 넘어지면서 문전에 있던 김신욱에게 연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언뜻 '말랐다' 싶을 정도의 체격인데 자신보다 큰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을 이겨내던 힘과 집중력 그리고 끝까지 넘어지지 않고 발을 내미는 특유의 밸런스가 돋보였던 장면이다. 이재성은 7분 뒤인 전반 19분 스스로 역전골까지 만들어냈다.

이재성은 주세종의 롱패스가 김신욱의 머리를 거쳐 떨어진 것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다시 중국 골망을 흔들었다. 김신욱과 엇갈려 들어가던 움직임도 좋았고 각이 크기 않은 상황에서 움직이며 때렸던 슈팅의 정교함도 칭찬이 아깝지 않았다. 스스로, "직접 마무리하는 능력은 부족하다. 이것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채찍질했던 바로 그 부분이 보완된 장면이었다.

이날 나온 2골은 사실상 다 이재성의 작품이었다. 공격 포인트만 돋보였던 게 아니다. 이재성은 일종의 '전진 수비수' 같았다. 상대 진영에서 공격권이 넘어갔을 때, 이재성은 여지없이 전방 압박을 가했다. 그래서 공을 빼앗는 경우도 있었고, 공을 빼앗지 못하더라도 상대의 속공을 지연시키는 보이지 않는 공을 세웠다.

이재성은 2017년 K리그 클래식 MVP다. 데뷔 4년 만에 리그 최고의 선수로 공인됐다. 스스로는 "아직 부족하다"늘 겸손하지만 현재 K리그를 대표하는 별은 이재성이라는데 반박할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이제는 좁은 물을 벗어나 해외진출이 필요하다는 추천을 받은 유일하다 싶은 선수다. 그 이유를 증명했다.

믿었던 수비라인이 무너지면서 중국에 대한 복수는 실패했다. 이 결과 때문에 도드라지진 않았으나, 그래도 이재성만큼은 충분히 빛났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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