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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을 강하게 만든 키워드…‘연구·협업·경쟁’
관리자 03/06/2018

김신욱(30·전북)은 녹빛 그라운드에서 단연 눈에 띄는 선수다. 선수들 사이에서 우뚝 선 그는 큰 키(1m97)만으로도 존재감을 자랑한다. 그가 요즘엔 화끈한 득점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김신욱은 지난 6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톈진 취안젠전에서 해트트릭(3골)을 달성해 6-3 대승을 이끌었다. 김신욱이 소속팀 전북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A매치에선 7경기에서 7골을 쏟아냈지만 전북에선 지난해 8월 19일 이후 득점이 없었다. 김신욱은 “지난해 K리그에서 10골을 채운 뒤 선발로 뛴 경기(3경기)가 많지 않아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 현대 김신욱이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 톈진 취안젠(중국)과의 경기에서 후반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김진수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김신욱이 요즈음 훨훨 나는 것은 역설적으로 벤치에서 보낸 고난의 시간 덕이다. 김신욱은 “내가 어떻게 하면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나 공부했다”며 “참 쉽지 않더라”고 떠올렸다.

김신욱은 먼저 자신의 약점부터 찾았다. 중앙대 시절 수비수로 활약했던 김신욱은 수비수처럼 잔발로 한두 발 물러나다 점프하는 버릇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예상했던 위치보다 짧게 공이 날아오면 수비수에게 공을 뺏기는 경우가 많았다. 김신욱은 이 버릇을 의식적으로 고치려 노력하는 한편 더 쉽게 골을 넣는 길을 연구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수비 뒷 공간을 보고 빠르게 찔러주는 크로스였다.

김신욱이 홀로 해결할 수 없는 방법이니 같이 풀어갈 동료가 필요했다. 김신욱은 전북에서 측면 크로스를 주로 맡는 날개 이재성과 이승기, 풀백 김진수와 이용 등에게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부탁했다. 김신욱은 “동료들에게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그 선수처럼 연결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오늘 같은 크로스라면 톈진이 아니라 유럽 팀을 만나도 득점을 터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신욱에게 운이 따르고 있는 것은 자신과 함께 연구하고 공부한 동료들이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 노력이 먼저 대표팀에서 발휘됐다. 김신욱은 지난해 12월 동시안컵 한일전에서 2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우승을 이끌었고, 1월 터키 전지훈련에선 선발과 교체에 상관없이 모두 골 맛을 봤다. 김신욱은 “동아시안컵과 터키 전지훈련에서 개인적으로 큰 성장을 했고, 전북에서도 어떻게 골을 넣을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때 김신욱을 고민에 빠뜨렸던 치열한 경쟁도 그를 더 강하게 만든다. 전북에는 아드리아노와 이동국, 티아고, 로페즈 등 다른 팀이라면 주전이 당연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최고의 선수들만 모이는 대표팀에는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석현준(트루아) 등이 버티고 있다. 김신욱은 그 사이에서 살아남으려 아직 만족을 모른 채 계속 노력하고 있다. 자신보다 한 수 아래인 톈진 골잡이 앙토니 모데스테의 영상을 구해 공부한 게 대표적이다. 김신욱은 “공교롭게도 생년월일이 모두 같은 선수더라. 공중볼에 능한 선수라 배울 게 많았다”며 “난 경기를 뛰고 싶고, 골도 넣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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