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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넣는 김신욱이 돌아왔다, 대표팀 내 역할 확실해졌다
관리자 12/18/2017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축구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김신욱이 세 번째 골을 넣고 있다.

도쿄(일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12.16/
장신 공격수 김신욱(29·1m96)은 전북 현대에서 골을 넣는 원톱 스트라이커다. 그러나 A대표팀에만 발탁되면 역할이 제한된다. 주로 패하고 있을 때 교체투입돼 최전방에서 쇄도하는 공격수들에게 공을 떨궈준다. 홍명보와 울리 슈틸리케 전 A대표팀 감독들이 김신욱을 이렇게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김신욱은 장점이 헤딩 밖에 없는 선수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김신욱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지난 3년을 그렇게 보냈다.

2013년과 2015년 K리그 득점왕 출신인 김신욱 입장에선 억울하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대우였다. 물론 기동력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들 입장에선 발이 느린 김신욱의 선발 기용이 부담일 수 있었다. 그러나 김신욱은 재평가를 받기 위해 참고 또 참았다. 단 1분이라도 출전 기회를 받으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기 위해 애를 썼다. '희생', 대표팀 내 김신욱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인내는 썼지만 열매는 달았다. 김신욱은 16일 일본과의 2017년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자신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파괴했다. 머리와 발로 멀티골(2골)을 쏘아 올리며 팀의 4대1 대승을 이끌었다. 김신욱은 중국전 득점을 포함해 3골로 대회 득점왕에 등극했다.

적장도 박수를 보낸 맹활약이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대표팀 감독은 "김신욱은 비디오를 보면서 연구하고 철저하게 대인마크를 주문했다. 하지만 김신욱의 힘에 우리 수비수들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릴호지치 감독은 김신욱의 숨겨진 장점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김신욱이 가장 놀라운 것은 공을 소유한 뒤 움직임과 패스였다"고 설명했다. 이전 감독들이 과소평가했던 강점을 할릴호지치 감독이 인정해준 셈이었다.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축구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김신욱이 세 번째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도쿄(일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12.16/
김신욱은 신태용 A대표팀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특징이 뚜렷한 김신욱의 활용법을 파악하고 김신욱 위주의 전술로 일본을 격파했다. 김신욱은 그 동안의 울분을 토해냈다. "나는 특성이 뚜렷하다. 팀과 상생하려면 단조로운 플레이에 의존하면 안 되는데 전임 감독님은 그런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신 감독님은 내 특성을 잘 살려줬다." 이어 "북한전 뒤 크로스 타이밍에 대해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보완하자고 했는데 결과로 증명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대표팀에서 그동안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은 내 역할이었다.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채워주셨다"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김신욱의 부활은 신 감독을 활짝 웃게 만들 전망이다. 공격 루트의 다양화를 이뤘다. 최근 A매치에서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중용하며 부진을 끊어냈지만 궁여지책에 불과했다. 정통 9번 공격수 김신욱이 돌아오면서 주포 손흥민의 활용폭이 더 넓어졌다. 특히 토트넘에서 보이고 있는 해리 케인과의 찰떡 호흡처럼 대표팀 내에서도 '톰과 제리'로 불리는 김신욱-손흥민의 호흡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신욱의 역할은 분명해졌다. 이젠 포스트 플레이 뿐만 아니라 골까지 넣어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에서 반쪽 짜리 공격수란 평가를 받지 않을 것이다. 일본전은 '골 넣는 김신욱'이 재평가된 무대였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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