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욱 ⓒ한희재 기자[스포티비뉴스=수원, 유현태 기자] 머리로 패스만 해도 무서운 공격수가 있다. 전북의 공격수 김신욱이다.

전북 현대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시즌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전 '4-1-4-1 포메이션이 팀에 가장 잘 맞는다. 빌드업을 더 세밀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이재성이 이탈해 계획이 틀어졌다'고 밝혔다. 이승기와 고무열에 더해 이용과 김진수가 가담하는 전북의 측면 공격을 펼치면서, 김신욱의 장점을 살려 단순한 형태로 공격을 펼쳤다.

3-4-3을 펼친 두 팀은 공격-미드필드-수비에서 모두 같은 수의 선수가 맞섰다. 한 선수의 뛰어난 능력이 경기력의 차이를 만들 수 있었다. '맞불' 작전에서 웃은 쪽은 전북이었다.

전북의 믿을 구석은 김신욱의 높이였다. 김신욱이 제공권 다툼에서 앞서면서 전북은 단순한 방식으로도 위협적인 공격을 펼쳤다. 직접 김신욱의 머리를 노리기 보단 떨어지는 세컨드볼 싸움에 집중했다. 김신욱이 1대 1에서 계속 수비수들을 압도하면서 수원 수비수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

전반 34분 김신욱의 머리를 거친 패스를 이승기가 받아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고무열이 슈팅 찬스를 놓쳤지만, 이승기가 개인 돌파를 하다가 이정수의 반칙을 이끌어 냈다. 키커로 나선 김보경이 깔끔하게 골문 오른쪽을 노려 성공했다.

전반 43분엔 전북 이재성이 세트피스에서 추가 골을 넣었다. 프리킥 때 모두 김신욱과 김민재 등 앞으로 움직인 선수들에게 시선이 쏠렸을 때 혼자 뒤로 돌면서 자유롭게 머리에 공을 맞췄다.

머리만 쓰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김신욱의 존재감은 더욱 돋보였다. 경우에 따라 짧은 패스로 공격 전개를 하는 전북의 기점이 됐다. 김신욱이 직접 패스를 하진 않아도 리턴패스는 정확했다. 장신 공격수인데도 김신욱에게 패스가 가면 공격 흐름이 살았다.

후반전 중반 이후 전북이 역습으로 공격 전술의 무게를 옮기자, 김신욱은 직접 등을 져서 동료들이 올라올 시간을 벌었다. 경우에 따라선 공간으로 침투하며 직접 공을 운반하기도 했다. 발을 쓰는 데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정작 골도 도움도 없었지만 김신욱의 높이는 수원 선수들의 머릿속에 가장 위협적인 공격 루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