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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퍼거슨'이 탄생했다…최강희 감독 5년 재계약 의미는?
관리자 02/15/2016

제공 | 전북 현대
[전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K리그에도 ‘퍼거슨’이 탄생했다. 일개 지방팀이었던 전북 현대를 K리그와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문으로 발전시킨 최강희(57)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최 감독은 프로축구를 넘어 한국 프로스포츠사에도 찾아보기 힘든 ‘롱런’을 구가하게 됐다.

◇최강희 감독, 전북과 2020년까지 5년 재계약

전북은 “최강희 감독과 국내 최고 대우로 오는 2020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05년 7월 전북 사령탑으로 온 최 감독은 임기를 모두 마칠 경우, 총 15년 6개월간 전북을 지휘하는 셈이 된다. 중간에 국가대표팀 감독(2012년 1월~2013년 6월)으로 잠시 이동한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전북에 순수하게 재임하게 될 기간이 14년이다. 전북 구단은 이 달 초 ▲클럽하우스 확장을 통한 전라북도 축구 성지 만들기 ▲글로벌 유소년 인재 육성 ▲사무국 인재 육성 ▲홈 평균관중 3만을 목표로 한 지역밀착 마케팅 ▲수익 다변화 통한 자생력 강화 등 5가지 목표를 갖춘 ‘비전! 202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전북 구단은 “이 프로젝트를 이끌 적임자로 최 감독을 낙점했다. 명문 구단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했다”며 최 감독과 5년을 더 계약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양 측은 지난 달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감독은 전북의 상전벽해 같은 변화를 만들어간 인물이다. 11년 전 ‘난파선’ 같았던 전북에 부임한 그는 그 해 12월 FA컵 우승을 통해 첫 성공을 맛봤으며, 이듬 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렸다. 2009년 전북 구단 창단 후 첫 K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2011년엔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브랜드를 만들어 K리그 두 번째 우승 및 ACL 준우승을 달성했다. 대표팀을 다녀온 뒤에도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2014~2015년 K리그 클래식(1부) 2연패로 ‘전북 왕조’를 구축해나갔다.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 온 팬들과 항상 소통하고, 보다 재미있는 공격 및 전술을 구사해 지난해 K리그 최다 관중을 불러모으는 등 마케팅이나 ‘팬 프렌들리’에서도 최 감독은 선두를 달렸다.

◇프로축구사 바꾸는 ‘K리그 퍼거슨’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1987년부터 2013년까지 26년간 지휘하며 현대축구사에 가장 모범적인 장수 사령탑이 됐다. 2012년엔 그의 부임 25주년을 기념해 동상이 홈구장 올드트래포드 앞에 세워지기도 했다. 최 감독은 ‘한국의 퍼거슨’이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남 전 울산 감독이 갖고 있던 국내 프로축구 최장수 사령탑 기록(8년4개월)을 깨트린 그는 지난해 단일팀 최다승(153승)도 갈아치우며 K리그 역사를 바꿔나가는 중이다. 유공 지휘봉도 잡았던 김정남 감독은 K리그 통산 최다승(210승)도 보유하고 있다. 최 감독이 이번 재계약으로 그 기록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오랜 기간 한 구단에서 재임한 사령탑 1~2위는 신치용 삼성화재 배구단(1995~2015년) 전 감독과 김응룡 해태·기아 타이거즈(1983~2000년) 전 감독이다. 현재 최장수 사령탑은 유재학 모비스 농구단(2004년~현재) 감독이다. 최 감독은 이번 5년 재계약을 통해 프로스포츠사에서도 손꼽히는 롱런을 하게 됐다. 그러나 각종 기록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감독 목숨이 갈수록 파리 목숨으로 변해가는 프로스포츠 판에서 구단과 지도자가 손을 잡고 15년이나 함께 가게 됐다는 점이다. 전북과 최 감독의 ‘아름다운 동행’은 지도자 가치를 갈수록 낮게 평가하는 국내 스포츠에 귀감이 되고 있다.

◇“도민들에게 전북 현대 아닌, ‘내 팀’ 만들어주겠다”

출정식 뒤 기자회견장에 나선 최 감독은 담담하게 구단에 대한 고마움과 앞으로 5년에 대한 책임감을 함께 밝혔다. 최 감독은 “5년 제안은 뜻밖이었다. 구단에서 날 신임하는 것은 알지만, 감독에게 5년이란 계약기간은 계약 이상의 생각이나 느낌을 들게 했다. 그런 조건이 아니어도 나와 전북이란 팀의 관계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기간은 큰 의미가 없기도 하다”며 “전북이 발전했지만 더 도약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K리그 클래식 3연패와 ACL 제패를 반드시 이루겠다. 또 경기 내용을 더 끌어올려 홈 경기장이 뜨거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감독이 꿈꾸는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모습도 5년 구상 안에 들어 있다. “평균 3만 혹은 4만 관중, K리그 경기 때 4만3000명을 가득 채우고 경기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사실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작년 몇 경기에서 깜짝 놀랄 만큼 관중이 호응하고 몰입하더라”는 그는 “지난 해 우승도 기뻤지만 운동장 문화가 바뀌고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 5년이란 시간 내에 성적 부담은 당연히 받아야 하지만, 전라북도 도민들, 시민들이 우리 팀을 ‘전북 현대’가 아닌 ‘내 팀’이란 생각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새로운 최강희 시대’ 각오를 전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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