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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김신욱의 '대갈타카', 강팀에도 통할까
관리자 03/21/2018

▲ 김신욱의 세리머니 지난 6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 전북 김신욱(왼쪽)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2018.3.6
ⓒ 연합뉴스

'대갈공명' 김신욱(전북)은 최근 한국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공격수 중 한 명이다. 김신욱은 신태용호의 3월 유럽원정 평가전에 나설 23인 대표팀 명단에 손흥민(토트넘)-이근호(강원)-황희찬(잘츠부르크) 등과 함께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신욱은 지난해 동아시안컵과 올해 터키 전훈을 기점으로 신태용호의 핵심 멤버로 자리잡았다. 이 기간 A매치 6경기에서 무려 7골을 몰아쳤다. 그동안 A매치에서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지적받았던 김신욱이지만 이제는 월드컵 본선행이 사실상 유력해진 데 이어 강력한 주전 공격수 후보로까지 부상했다. 유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석현준(트루아)과 지동원(다름슈타트)이 3월 A매치 명단에서 탈락하면서 김신욱은 대표팀 내 유일한 '정통 타깃맨' 자원이다.

잘 쓰면 '제공권 장악', 김신욱이 '플랜A' 될까

대표팀에서 신태용 감독 부임 이전까지 김신욱은 그간 후반에 투입되어 공중볼을 따내는 '헤딩노예'로서 제한적인 임무만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이지 못했다. 최근 A매치에서도 물오른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는 김신욱이지만 동아시안컵이나 터키 전훈은 유럽파 정예멤버가 합류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유럽파 정예멤버가 합류한 3월 A매치는 강팀을 상대로도 김신욱을 '플랜 A'로 내세울 수 있을지 확인해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신욱은 최근 소속팀에서도 페이스가 좋았다. 전북의 주전 공격수로 리그와 ACL 7경기에 출전해 벌써 5골을 터뜨렸다. 톈진(중국)과의 6일 ACL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시즌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 골문으로 향하는 김신욱의 헤더 지난 2017년 12월 16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 대 일본 경기. 김신욱이 전반 동점 헤더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 연합뉴스

김신욱이 최근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다가오는 월드컵에서도 신태용호의 히든카드로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96cm의 압도적인 체격조건을 자랑하는 김신욱은 한국이 본선에서 상대해야 할 유럽과 남미의 장신 선수들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신장 대비 발기술도 나쁘지 않은 김신욱이지만 역시 국제무대에서 그의 최대 무기는 역시 강력한 제공권이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막론하고 최근 김신욱이 기록한 득점의 대부분이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이어받아 헤딩골로 마무리했다는 것만 봐도 그의 위력을 증명한다. 팬들 사이에서는 김신욱을 활용한 공중전의 위력을, 짧은 패스를 통한 스페인식 점유율 축구를 의미하는 '티키타카'에 빗대어 '대갈타카'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다.

문제는 과연 김신욱의 앞세운 대갈타카가 과연 월드컵 같은 큰 무대나 강팀을 상대로도 통할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김신욱의 높이는 분명히 희소성 있는 무기이지만 잘못하면 팀의 공격루트를 느리고 단조롭게 만든다는 단점도 있다. 김신욱이 대표팀에서 '헤딩 노예'로만 활용되던 시절에는 김신욱만 나오면 '뻥축구'가 된다는 비난 여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아시아권에서도 꾸준하지 못했던 김신욱의 제공권을 월드컵에서 만날 독일이나 멕시코 같은 강팀을 상대로 믿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의 활약은 김신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신욱은 알제리-벨기에와의 경기에 출전하여 비록 많은 시간을 뛰지는 않았지만 뛰어난 제공권으로 한국이 공격을 풀어나가는 데 기여했다. 알제리전에서 전반 0-3으로 끌려가던 한국은 김신욱이 투입된 후반에만 두 골을 만회하며 추격전을 펼쳤고, 선발로 나선 벨기에전에서는 전반 상대 선수의 퇴장을 유도하며 수적 우위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공격수로서 가장 중요한 골을 넣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알제리나 벨기에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 대부분의 공중볼 싸움에서 승리하며 자신에게 요구된 전술적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당시 김신욱을 활용한 전술적 패턴이나 문전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줄 수 있는 동료들의 지원이 있었다면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아쉬움이 남았던 이유다. 적어도 '김신욱이 월드컵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을 무색케 하기에는 충분했다.

손흥민이나 이근호와 '빅 앤 스몰' 조합, 월드컵에서 볼 수 있을까

결국 김신욱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본인만이 아니라 동료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텐진전이 좋은 예다. 전북에서 측면 크로스를 주로 맡는 좌우 날개 이재성과 이승기, 풀백 김진수와 이용 등은 김신욱이 움직일 때마다 동선을 파악고 수비 뒷공간을 향해 빠른 크로스를 연결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김신욱이 문전에서 '등지고 서서' 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받는 크로스가 늘어나면서 자연히 득점찬스도 늘어났다. 대표팀에서도 참고해야 할 장면이다.

이번 국가대표팀에 김신욱 외에도 전북 동료가 6명이나 뽑혔다는 것은 다른 공격수 포지션 경쟁자들에 비하여 훨씬 유리한 점이다. 김진수, 최철순, 이재성 등 측면 자원들이 모두 전북 소속이다 보니 대표팀에서도 김신욱의 움직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입맛에 맞는 패스나 크로스를 찔러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손발이 맞는 동료들이 주위에 포진하다 보니 반드시 공중전에만 의지할 필요가 없고 발로 만들어내는 득점찬스로 많아진다.
▲ 오늘도 김신욱의 머리 지난 1월 30일 오후(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자메이카의 경기. 한국의 김신욱이 후반 동점골을 성공 시킨 후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대표팀에서 함께 투톱으로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은 손흥민-이근호와의 시너지효과도 주목된다. 이근호는 울산 시절 함께 ACL 우승을 합작한 경험이 있고, 손흥민과도 오래 전부터 사적으로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면서 대표팀에서 함께 뛴 경험이 많다. 3월 유럽 원정은 대표팀에서 김신욱이 최전방에 포진할 경우,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침투에 능한 손흥민이나 이근호와의 '빅앤스몰' 조합의 위력을 본격적으로 시험해 볼 기회이기도 하다.

터키 전훈이나 텐진전에서 보여준 가능성이라면 김신욱이 월드컵에서 강팀을 만나더라도 충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어볼만하다. 김신욱은 분명히 현재 한국축구에 있어서 손흥민 못지않게 중요한 선수가 되어가고 있다. 김신욱의 전술적 가치가 과연 3월 A매치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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