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부천=김명석 기자] 결과적으로 승리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김영광의 공백을 지운 이범수(25·서울이랜드FC)의 ‘폭우 속 선방쇼’는 충분히 빛났다.
이범수가 선방쇼를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선보였다. 이범수는 16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챌린지 2015 27라운드에서 선발 출전,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 선방으로 팀의 골문을 지켰다.
이날 경기는 이범수의 올 시즌 2번째 공식전 출전이었다. 앞서 그는 김영광의 그늘에 가려 FA컵 포함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해왔다. 그러나 지난 25라운드 수원FC전에서 김영광이 퇴장을 당하면서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고, 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이범수가 나섰다.
오랜만에 기회를 잡은 까닭인지 이범수는 전반 초반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빛냈다. 그는 전반 1분 박용준과의 일대일 위기 상황에서 온 몸을 날려 위기에서 벗어났다. 전반 19분에는 비를 머금은 잔디탓에 더욱 날카롭게 날아온 공민현의 중거리 슈팅을 몸을 날려 쳐냈다.
선방쇼는 거듭 이어졌다. 전반 25분에는 송원재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몸을 날려 손끝으로 쳐냈다. 전반 39분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던 유대현의 슈팅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낸 장면은 ‘슈퍼세이브’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다만 이범수는 후반 10분 통한의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반대편에서 넘어온 패스를 수비가 차단하지 못하면서 황신영과 일대일 상황을 맞았고, 황신영의 슈팅은 결국 이범수를 지나쳐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이범수는 후반 20분과 38분에는 이학민과 호드리고에게 연달아 실점을 헌납했다.
그러나 이범수는 이후 호드리고와의 일대일 위기에서 다시 한 번 몸을 날려 실점을 막아내는 등 마지막까지 팀의 수호신 역할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이범수는 팀을 승리로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다만 이날 경기 내내 돋보인 선방쇼만큼은 박수가 아깝지 않았다. 끊임없이 내린 빗줄기에 시야 확보가 쉽지 않았던데다가, 공의 스피드마저 더욱 빨라진 ‘악조건’ 속에서도 만들어낸 선방들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