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서울 아드리아노(왼쪽에서 첫 번째)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 원정에서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upandup@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그의 ‘쌍권총 세리머니’가 빅버드를 수놓았다. 서울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노가 생애 첫 슈퍼매치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팀 승리와 득점 선두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K리그 클래식 득점 랭킹 1위가 드디어 바뀌었다. 올 여름 대전에서 서울로 이적한 아드리아노는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20분과 전반 40분 연속골을 뽑아내며 서울의 3-0 완승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 7월 말 서울 유니폼을 입은 그에겐 이날 수원전이 첫 라이벌전이었다. 하지만 주눅들지 않고 대전 시절 수원을 잡던 그 기량 그대로를 뽐내며 웃었다. 전반 20분 고광민이 수원 수비수 연제민을 상대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 넣은 그는 20분 뒤 몰리나의 코너킥을 공중에서 훌쩍 점프하며 헤딩슛, 수원을 또 한 번 울렸다. ‘멘붕’이 된 수원 수비진은 2분 뒤 차두리에게 장쾌한 오른발 대각선 중거리포를 얻어맞고 일찌감치 패배의 늪에 빠져들었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33분 윤주태와 교체아웃됐다.
아드리아노의 멀티골은 K리그 클래식 득점 판도를 바꿨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 선두는 무려 두 달 전 중국 2부 허베이로 떠난 에두였다. 20경기에서 11골을 뽑아낸 그는 한국을 나간 지 꽤 됐음에도 득점 순위 맨 위에 위치했다. 김신욱(울산)과 황의조(성남), 아드리아노가 부지런히 골을 기록하며 타이를 이뤘으나 출전 시간이 적은 대회 규정 탓에 한국에 없는 에두가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날 아드리아노의 몸짓에 ‘에두 천하’가 깨졌다. 지난 시즌 대전 소속으로 K리그 챌린지에서 27골을 터트리고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이듬 해 K리그 클래식 최고 골잡이 타이틀마저 거머쥘 기회를 잡았다. 전북을 제치고 올 여름 아드리아노를 손에 넣은 서울은 5개월 전 당했던 슈퍼매치 1-5 대패를 설욕하며 아드리아노 영입 효과를 톡톡히 맛 봤다.
아드리아노는 이날 멀티골로 새로운 ‘수원 천적’이 됐다. 올시즌 전반기 대전에서 그는 수원을 상대로 총 3골을 기록했다. 4월 26일 빅버드 맞대결에서 두 골을 작렬시켜 수원의 8연속 무패(5승3무)를 끊은 아드리아노는 6월3일 대전 홈 리턴 매치에서도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넣은 적이 있다. 올시즌 13골 가운데 총 5골이 수원전에서 터져나왔다. 수원 천적으로 부르기에 충분한 수치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