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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서울 월드컵경기장)
본디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긴 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무시무시한 선수였나 싶을 생각이 들 정도로 감탄이 터져 나온다.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브라질 축구 전설 호마리우를 연상케 한다. 골문 앞에서 찬스가 주어지면 여지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게다가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 역시 뛰어나다. FC 서울의 특급 골잡이로 우뚝 서고 있는 브라질 특급 아드리아노를 두고 하는 말이다.
20일 오후 2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라운드에서 FC 서울이 상주 상무에 4-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전반 3분 오스마르, 전반 41분 아드리아노, 후반 38분 데얀, 후반 39분 이석현의 릴레이포에 힘입어 상주를 안방에서 손쉽게 제압하며 K리그 클래식 첫 승을 신고했다.
2016시즌이 시작된 후 서울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무려 9골을 몰아치며 아시아를 경악시키고 있는 아드리아노가 K리그 클래식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대전 시티즌 사령탑 시절 아드리아노를 한국 무대로 데려온 조진호 감독은 파이브백을 가동해 아드리아노를 봉쇄하려 했다. 하지만 아드리아노는 그 시절을 아득히 뛰어넘는 특급 킬러로 성장해 있었다. 도저히 아드리아노를 막을 수 없었다.
데얀과 더불어 서울 공격진의 한 축을 담당한 아드리아노는 동료들이 쉴 새 없이 제공하는 양질의 패스를 받으면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뽐냈다. 볼을 잡는 순간 뛰어난 테크닉과 순발력으로 순식간에 상대를 제치며 상주 수비진을 교란시켰다. 게다가 대단히 지능적이었다. 스리백은 수비 측면에서 위기 시에도 상대 공격수보다 많은 수를 확보하기 위한 전술이다.
하지만 상주의 스리백은 아드리아노에 통용되지 못했다. 상주 중앙 수비진 사이에 위치하다 동료들이 패스를 시도할 때 절묘한 타이밍으로 파고들어 수많은 파울을 유도하고 결정적 찬스를 만들어냈다. 후반 24분 신진호의 패스를 받아 결정적 찬스를 잡았던 장면이 바로 그랬다. 게다가 동료들을 이용할 줄도 알았다. 후반 26분 오스마르에게 두 차례나 만들어 준 상황, 후반 39분에는 박주영과 절묘한 호흡을 발휘하며 빠르게 역습을 전개한 후 이석현의 도움을 기록했던 장면은 아드리아노가 단순한 골문 앞 욕심쟁이가 아님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여기에 특급 골잡이 능력까지 유감없이 뽐냈다. 전반 41분 오스마르의 헤딩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던 장면은 마치 골문 앞에서 슬쩍 방향을 바꾸는 지능적 슈팅으로 가볍게, 그리고 무수히 많은 골을 만들어냈던 호마리우의 득점 패턴과 거의 흡사하다. 오스마르의 헤딩 패스가 다소 긴 듯한 느낌이 들었으나, 아드리아노는 스피드를 죽이지 않으면서도 골문 앞에서 상주 수문장 양동원을 농락하듯 가볍게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 골은 서울이 일찌감치 2016시즌 홈 개막전서 승리를 굳히는 데 있어 결정타가 됐다.
볼을 가진 순간 슈팅해야 할지 동료들을 살려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 게다가 찬스가 주어지면 여지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정교한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과한 칭찬일 수 있으나, 과연 리그 내에서 이 선수를 막을 수 있을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금의 아드리아노는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