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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희 감독이 ‘유럽 투어’ 결정한 이유
- 관리자 10/02/2016
(베스트 일레븐)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이 1월 말 ‘유럽 투어’를 떠난다. 당장 쿠웨이트전(2월 29일)에서 국내파를 중용할 계획에도 불구하고 해외파 선수들을 만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나길 결정했다. 장기적 팀 운영을 위해 해외파 선수들은 배제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기존의 해외파 위주 선수 구성에서 탈피해 K리거들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주영과 기성용 등은 여전히 중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나머지 선수들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특히 구자철·손흥민·지동원 등의 해외파 유망주들은 뛰어난 기량과 잠재력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당장 중용될 가능성이 낮다.
쿠웨이트전 선수 선발의 중요한 기준이 풍부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은 최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치러야 하는 ‘벼랑 끝 승부’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베테랑 위주의 선수 선발이 예고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감독은 유럽행을 결심했다. 설 연휴(22일~24일) 이후 출국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다. '경기를 못 뛰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든 위로가 되겠나'라는 생각이었다. 현지 면담의 의의가 크지 않다고 봤다.
유럽행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쿠웨이트전 이후에도 대표팀 경기는 계속되기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K리그에서 어느 정도 잘해서는 유럽으로 나갈 수 없다. 그 선수들은 한국 축구의 자산이다. 잘 해주는 것이 한국 축구에 바람직하다.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쿠웨이트전에 소집할 수도 있고, 이 경기를 잘 넘긴 뒤에는 그들이 꾸준한 활약을 해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점은 쿠웨이트전 이후에 찍혀 있다.
최 감독은 스스로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도자”라고 말한다. 선수들을 직접 자극하는 대신 천천히 믿고 기다리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팀 장악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2월 29일 경기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반대로 잘 넘긴 다음에는 다음 경기까지 시간이 3개월 이상 남아 있어 선수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전이 고비라고는 하지만 장기적 복안을 마련하지 않고 한 경기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최 감독은 “지금은 2월 29일 경기에 모든 생각이 집중되어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 이후를 내다본다는 이야기를 슬쩍 흘렸다. 이 맥락에서 ‘유럽 투어’는 쿠웨이트전 이후까지 내다본 ‘장기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김정용 기자(redmir@soccerbest11.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