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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욱] '레알 전북 출전' 클럽 월드컵의 모든 것
관리자 03/15/2017

[뷰티풀게임=서형욱] 전북 현대가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진 2차례의 결승전 승부는 만만찮았지만, 결국 정상에 올라 환호한 것은 UAE의 알 아인이 아닌 대한민국 K리그의 전북 현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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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아시아 최강이라는 영예 외에 금전적인 혜택도 누리게 된다. AFC 챔피언스리그의 우승 상금은 300만 달러(약 35억원)로 K리그 우승 상금(5억원)의 7배에 달한다. 아시아 최강의 국가대표 대항전인 AFC 아시안컵 우승자의 상금이 0원인 것을 감안해도 엄청난 금액이다. 게다가 전북은 여기에 더해 최소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추가로 보장받게 됐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FIFA 클럽 월드컵 출전 자격을 자동으로 획득하는데, 전북은 이 대회 6강부터 참여해 최소한 6위 이상의 성적이 보장된 상태다. 이 대회 6위에게 주어지는 상금이 100만 달러이니 전북은 최소한 이 금액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함께 보장받게 된 것이다.

2016년 클럽 월드컵 개요

전북이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하게 될 2016년 FIFA 클럽 월드컵은 다음 주에 개막한다. 12월 8일부터 18일까지 일본 2개 도시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참가팀의 수는 총 7개다. 6개 대륙 챔피언 클럽 6개팀에 개최국 일본의 J리그 우승팀이 추가로 출전권을 얻는다. 현재까지 출전이 확정된 팀은 모두 6개. 전북을 끝으로 각 대륙 챔피언들의 면면은 모두 확정됐다. 남은 한 자리의 임자는 이번 주말 2016 J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해 우승하는 팀의 것이다. 우라와 레즈와 가시마 앤틀러스의 승자가 클럽 월드컵 행 막차를 타게 된다.



대진은 이미 짜여져 있다.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인 남미와 유럽 챔피언은 각각 시드를 받아 4강전부터 출전한다. 전북은 11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준준결승(6강)에서 북중미 챔피언인 클럽아메리카(멕시코)를 상대한다. 여기서 승리할 경우 나흘 뒤 요코하마에서 4강전을 치른다. 확정된 대진에 따르면 전북이 4강에 오를 경우 상대는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다. 반대쪽 사다리에서는 J리그 챔피언 클럽과 오세아니아 챔피언 오클랜드(뉴질랜드)의 승자가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여기서 이긴 클럽이 준준결승에서 아프리카 챔피언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을 만난다. 이 시합에 승리한 팀의 4강전 상대는 남미 챔피언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콜롬비아)이다. 각각의 4강전에서 승리한 팀은 18일 요코하마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4강에서 패한 팀들도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같은 날 결승전에 앞서 3,4위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우승팀이 받게 될 상금은 500만 달러 + ∝, 준우승팀은 400만 달러 + ∝다. 결승에 진출한 팀들은 정해진 상금에 대회 배당금(50만 달러 이상 추정)을 추가로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3위는 250만 달러, 4위는 200만 달러, 5위는 150만 달러, 6위는 100만 달러, 7위는 50만 달러를 받는다. 전북 입장에서 보자면 1경기만 이겨도 200만 달러 이상이 보장되는 셈이니 어마어마한 금전적 이득을 얻게 된다.


전북이 만날 상대들

준준결승(6강) | 클럽 아메리카는 북중미를 대표하는 멕시코 명문 클럽이다. 1916년 10월에 창단해 지난 달 창립 100주년 기념 행사를 치른 클럽으로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 시티를 연고지로 한다. 자국 리그 12회 우승, 북중미 챔피언스리그 7회 우승 등 탁월한 성적을 내왔다. 특히, 북중미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북중미 최강 클럽의 위상을 떨치는 중이다. 멕시코 대표팀, 코스타리카 대표팀, 보카 주니오스 등의 감독을 역입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감독 리카르도 라 볼페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16/17 시즌 전기리그(아페르투나) 5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에 참여하고 있다. 9개국 선수들이 혼재된 스쿼드는 아메리카 대륙 전체에서 모인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리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실비오 로메로,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의 영웅 오리베 페랄타, 에콰도르 국가대표인 '슈퍼서브' 안토니오 아로요 등이 이끄는 공격진이 강력하다. 2006년, 전북 현대의 클럽 월드컵 첫 상대이기도 했는데 당시 전북에게 1-0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4강) | 레알 마드리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팀이다.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하는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중 하나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세르히오 라모스,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등의 선수들은 물론, 감독 지네딘 지단까지 슈퍼스타가 즐비한 클럽이다. 올 시즌에도 스페인 라 리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그들과 상대하려면 전북은 클럽 아메리카를 넘어 4강에 도달해야 한다.



'유럽-남미 초강세' 클럽 월드컵의 역사

FIFA에서 처음으로 만든 프로 클럽 대항전으로, 2000년 출범 이래 올해 열리는 대회가 13회째다. 당초 FIFA의 구상은 여러 걸림돌에 걸려 시행이 미뤄졌다. 각 클럽들의 이해관계와 FIFA의 추진 방향이 서로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클럽들의 경우, 안정적으로 구축된 유럽 축구 시장의 틀을 깨고 FIFA의 구상에 협조할 이유가 별로 없었던 탓에 오랜 시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여러 차례에 걸친 시도가 UEFA의 거부로 무산된 셈이다.

변화는 긴 시간에 걸쳐 구체화되었다. 시발점은 UEFA와 CONMEBOL(남미축구협회)가 출범시킨 '인터컨티넨탈컵'이다. 1960년 첫 유러피언컵(현재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자가 나온 직후 유럽과 남미의 챔피언이 서로의 홈을 오가며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일종의 '왕중왕 전'을 치르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주도권을 양분하고 있던 두 대륙 챔피언간의 이 대결은, '대륙간컵'이란 이름으로 열렸지만 실질적으론 지구 최강의 클럽을 가리는 월드 클럽컵이나 마찬가지였다. 첫 해에는 유럽의 레알 마드리드가 남미의 페냐롤(우루과이)를 5:1로 크게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이후 듬성듬성 열리던 대회는 1980년부터 중립지역에서 단판 승부로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이 대회를 가능케한 것은 일본 기업 도요타의 후원이었다. 이후 '도요타 컵'으로도 불린 인터컨티넨털컵은 1980년 대회(1981년 2월 개최)부터 2004년까지 일본에서 열렸다. (1980~2001 도쿄, 2002~2004, 요코하마) 총 43회에 걸쳐 치러진 이 대회는 남미가 22회, 유럽이 21회 우승컵을 가져가는 등 팽팽한 구도 속에 마무리됐다.

그 사이, FIFA는 자체적으로 클럽 월드컵에 시동을 걸었다. 2000년 1월, 브라질에서 사상 첫 클럽 월드컵(당시 이름은 클럽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한 것이다. 6개 대륙에서 모두 8개 클럽이 참가한 이 대회는 개최국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 코린티안스가 모든 대륙 우승팀(레알 마드리드는 전년도 인터컨티넨탈컵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을 누르고 첫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유럽 챔피언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 대회 참가를 위해 자국 FA컵 출전을 포기해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추가시간 2골을 앞세워 역전승을 거두며 유럽 정상에 올랐던 맨유는 그해 리그와 FA컵까지 모두 제패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는데, FIFA와 FA의 노력, 그리고 클럽 월드 챔피언십 참가의 경제적 이득 등이 맞물려 자국 최고 권위의 대회를 포기한 것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K리그 in 클럽 월드컵

클럽 월드 챔피언십은 이후 개최되지 않다가, FIFA가 기존의 인터컨티넨털 대회를 흡수해 확장하는 방식을 택함에 따라 2005년 '클럽 월드컵'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이 대회는 이후 일본에서 7차례, UAE에서 2차례, 모로코에서 2차례 개최됐고, 올해 일본이 8번째 개최국으로 나선다. 2년 단위로 개최지를 결정하는 이 대회는 2017년과 2018년에는 UAE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회 성적은 남미 클럽이 4차례, 유럽 클럽이 8차례 우승하며 양강 구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유럽과 남미가 아닌 제 3대륙에서는 우승팀이 배출되지 않았다. K리그 클럽은 이제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이 대회에 참가했다. 가장 먼저 이 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K리그 클럽은 2006년의 전북 현대다. 이후 2009년의 포항이 3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2010년의 성남은 4위, 2012년의 울산은 6위를 차지했다. 유럽/남미 챔피언들과의 전적은 두 차례 있는데 2009년의 포항은 4강에서 남미 챔피언 에스투디안테(아르헨티나)를 만나 1-2로 졌고, 2010년의 성남은 4강에서 유럽 챔피언 인터밀란(이탈리아)을 만나 0-3으로 패했다. 참고로, 이 두 대회에서는 포항의 데닐손(2009년)과 성남의 몰리나(2010년)가 득점왕을 차지해 K리그 클럽의 족적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 전북이 이들의 성과를 넘어설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연합뉴스
그래픽=박은정(풋볼리스트)

기사제공 서형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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