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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996년생 독사' 전북 장윤호 "내 경쟁력은 지지않는 정신"
관리자 04/08/2017

사진제공=전북 현대 구단"어떻게 보면, 그라운드에 나가서 감독한테 항의(?)하는 거죠, 하하하."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1996년생 미드필더 장윤호(21)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특유의 농담으로 표현했다. 모처럼 받은 기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는 어린 선수의 열정과 패기를 바라보는 감독의 흐뭇함이 전해졌다. "사실은 많이 써야 하는 선수인데 같은 포지션에 김보경, 정혁, 이승기, 이재성 등 워낙 쟁쟁한 형들이 많아서…"라더니 "서울전 후 많은 이들이 칭찬하고, 너무 잘해서 앞으로 많이 써야할 것같다"고 했다. "가끔씩 그라운드에 나갈 때마다 늘 보여준다. 멘탈이 강한 선수다. 어린 선수인데 집념이 있다. 지구력도 좋다. 공격적이고…, 중거리 슈팅 능력도 있다. 장점이 많은 선수"라며 칭찬을 이어갔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구단▶프로 3년차 '독사', 필승의 에너지

전북 3년차 미드필더 장윤호는 지난 2일 서울과의 홈경기(1대0 승)에 올시즌 첫출전했다. 질풍같은 드리블과 위협적인 역습, 쉼 없는 투혼으로 90분 내내 서울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주종합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성을 부르는 짜릿한 질주는 인상적이었다. 경기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팬들의 입에서 장윤호의 이름이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이날 프리킥 골로 승리를 이끈 김진수 역시 인터뷰에서 "나보다 (장)윤호, 골키퍼 (홍)정남이형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프로 3년차 '스물한살 악바리' 장윤호는 '1강' 전북의 베테랑 공격수들 틈바구니에서 질기게 살아남았다. 매경기 주연은 아니지만, 출전할 때마다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신스틸러'다.

그라운드에 설 때면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죽을 힘을 다해 달린다. 팬들 사이에 아직도 회자되는 2015년, 전남전 데뷔골 장면 역시 그랬다. 1-2로 밀리던 후반 교체투입된 19세 장윤호는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포로 전북을 패배에서 구했다. 이골은 프로축구연맹 선정 '주간 베스트골'로도 뽑혔다. 지난해 8월 '전설매치' 서울전에서도 3분만에 행운의 골맛을 봤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절박하게 뛰는 장윤호에게 선배들은 '독사'라는 별명을 선물했다. 장윤호는 "형들한테 안 지려고 하고, 악착같이 하니까 형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렇게 불러주시니 좋다"며 웃었다.

팀에 승리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전사의 심장을 지녔다.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눈빛이 달라진다. "사실 체력이 대단히 뛰어난 편은 아니다. 경기장에 들어가면 힘이 난다. 몸은 힘들지만 정신력으로 뛰어지는 것 같다. 서울전이든 강원전이든 어느 경기를 나가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걸출한 형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한가지 역시 "경기장에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다. "나는 매일 주전으로 뛰는 위치가 아니다. 형들 대체자로 들어가거나 기회가 조금씩 주어지는 입장이다. 형들보다 애절하고 간절하다. 그래서 남들보다 한발 더 뛰는 부분, 그 부분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기장에서 승리할 수 있게 플레이해야한다. 정신력 부분에서 형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구단▶"프로의 무대, 어리다고 못 뛰는 게 아니다"

전북 유스 영생고 주장 출신인 장윤호는 동기 중 유일하게 프로로 직행한 에이스다. 2015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후 몸도 마음도 단단히 준비했다. 우선 작심하고 체격을 키웠다. 1m78에 65kg이던 체중을 70kg까지 불렸다. "프로 무대는 확실히 달랐다. 체력과 체격이 안되면 기술도 안나오고, 뛰어다닐 수도 없다." 플레이 스타일도 바꾸었다. "고등학교 때는 많이 뛰는 것보다 어시스트 하고 골을 넣으려는 스타일이었다. 프로에 와서 수비가 엄청 중요하단 걸 느꼈다. 수비를 안하면 우리팀이 이길 확률이 적다는 걸 느꼈다." 공수에서 쉴새없이 내달리는 '산소탱크'로 변신했다.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했다. "프로에 와서 '어리니까 괜찮겠지, 시간이 지나면 기회가 오겠지라'는 안이한 생각보다 1경기라도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프로의 무대는 어리다고 못 뛰는 것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내 나름대로 준비했다."

어린 선수에게 단 한번의 기회는 간절하다. "힘들지 않냐"는 말에 장윤호는 고개를 내저었다. 오히려 스스로를 돌아봤다. "내가 어려서 기회를 못 받는 것이 아니다. 형들보다 완전 더 뛰어나면 내가 뛸 것이다. 우리팀엔 (김)보경 (이)재성 (신)형민이형 등 미드필드에 진짜 좋은 형들이 많다. 내가 그 형들보다 더 잘하고 엄청 잘 뛰고 국가대표도 가고 하면 내가 뛸 것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기회는 적지만 '1강' 전북은 언제나 그에게 최고의 팀이다. 팀 동료들은 최고의 스승이다. 전북에서 살아남기로 결심했다. "전북은 훈련을 실전처럼 한다.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좋은 형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정말 많이 배운다. 다른 팀에 가도 어차피 목표는 잘해서 좋은 팀 가는 것 아닌가. 이 좋은 팀에서 살아남는 게 내가 생각했을 때는 제일 좋은 기회"라고 단언했다.

첫시즌에 10경기 2골, 2번째 시즌 11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3년차 장윤호의 목표는 "경기수와 관계없이 5포인트 이상"이다. "4월에 기회가 온다면?"이라는 질문엔 "4월의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즉답했다.

"감독님이 앞으로 기회를 주시겠다고 하셨는데…"라는 말에 돌아온 그의 당찬 답변은 촌철살인이었다.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잘해야겠죠?"

올시즌 4경기 무패행진(3승1무) 중인 전북은 8일 오후 5시 평창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 강원FC와 맞붙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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