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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인물탐구] ② ‘땜빵용 데뷔’ 장윤호, 팀을 구하다
관리자 06/30/2015

[일간스포츠 김희선]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의 '호남더비'는 화끈했다. 전남은 전반 초반 일찌감치 2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전북은 후반 막판 연속골로 기어이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1만3602명의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특히 전반 12분 환상적인 드리블로 전남의 선제골을 넣은 외국인 공격수 오르샤(23)와 후반 34분 대포알같은 왼발 강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낸 전북 신인 장윤호(19)의 '깜짝 활약'이 돋보였다.

썸네일장윤호는 28일 열린 전남과의 경기에서 후반 동점골로 전북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내며 팀에 확고하게 자리잡았음을 알렸다. 전북 현대 구단 제공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지 재능도 있고 좋은 선수다."

전북 현대 최강희(56) 감독은 6월 17일 울산 현대와 홈경기 때 선발 라인업에 1996년생인 만 열아홉의 미드필더 장윤호를 포함시켰다.

올 시즌 앞두고 입단한 그에게 첫 선발 기회였다. 주전 미드필더 최보경(27)과 이재성(23)의 대표팀 차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선택치고는 파격적이었다.

최 감독은 합격점을 줬다. 그는 경기 후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키도 작고 호리호리한 녀석(장윤호)이 김신욱(26)하고 헤딩 싸움하는 거 봤냐. 열아홉이 그 정도 했으면 잘한 거다"고 흐뭇해했다.

올해 우선지명으로 전북에 입단한 장윤호는 유스 출신의 기대주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프로로 직행한 선배 김현(22·제주)이나 김신(20·올림피크 리옹)에 비하면 그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다. 178cm 62kg의 왜소한 체격이 문제였다.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엔 체격 조건이 지나치게 불리했다.

최 감독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올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전지훈련 명단에서 장윤호를 제외했다. 대신 김상식(39) 코치에게 장윤호를 맡겼다. 체력 훈련을 소화하며 몸을 키우도록 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체격 조건과 체력에서 조금씩 자신감이 붙자 장윤호의 장점이 빛을 발했다. 전북 관계자는 "훈련할 때 보면 독기가 흘러 넘친다. 팀에서 가장 어린데 형들을 다 이겨먹으려고 한다. 감독님이 그런 점을 무척 마음에 들어한다"고 귀띔했다.

원래 최 감독은 장윤호를 울산전에 내보내고 싶어하지 않았다. 좀 더 부담없는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게 되자 장윤호를 불렀다. "너를 넣는 것은 그만큼 능력이 되기 때문이다. 팀 선배들과 주전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니 잘 해봐라."

장윤호는 다리에 쥐가 날 때까지 뛰었다. 최 감독은 지난 24일 포항 스틸러스와 FA컵 16강에서도 그를 기용하며 변함 없는 믿음을 보였다.

하이라이트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전북과 전남 드래곤즈의 클래식 18라운드였다.

전북은 전남에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 32분 전북 이재성(23)이 1골을 만회하자 최 감독은 곧바로 '히든 카드' 장윤호를 교체로 투입했다. 장윤호는 거짓말같은 드라마를 썼다. 교체 투입 2분 만에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그물을 갈랐다. 최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는 동점포이자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프로 데뷔골이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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