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 Yun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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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 봉쇄 숨은 공신 장윤호, 무서운 성장
관리자 09/14/2016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13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고민을 거듭하다 프로 2년차 장윤호(20)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전북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할 일이 많다. 홈에서는 주로 4-1-4-1 포메이션에 기반을 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해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많이 뛰면서 수비라인 앞에서 1차 저지선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앞선의 두 공격형 미드필더 김보경-이재성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어주는 역할도 해내야 한다.

지난달 23일 상하이 원정 1차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이호(32)는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부상 당해 후반 4분 교체 아웃됐다. 그 이후 이호는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종종 활용했던 신예 장윤호를 내세웠다.



믿음은 있었다. 지난달 28일 클래식 FC서울전에 풀타임 출전 기회를 줬는데 장윤호는 전북의 3-1 승리에 소리 없는 청소부 역할을 해냈다. 최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을 쌓은 장윤호를 믿고 내보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3세 이하(U-23) 의무 출전 규정을 지켜야 하는 것도 단번에 해결했다. 전반기 전북 젊은 피의 중심이 중앙 수비수 최규백이었다면 후반기에는 장윤호가 U-23 규정의 수혜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상하이 주공격수 헐크에게 연결되는 볼을 태클로 잘라낸 장윤호는 우레이, 위하이 등 중국 국가대표팀 공격수들의 움직임도 잘 따라가 협력 수비를 해냈다. 장윤호의 부지런한 수비 덕분에 전북은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고 5-0 대승을 거뒀다.

경기 후 장윤호는 "(이)호 형의 부상으로 대체자로 나온 것을 알고 있다. 미팅을 많이 했고 수비진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 (감독님이) 서울전을 좋게 봐주셔서 내보내신 것 같았다. 부담스럽지만 하던 대로 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데뷔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를 봤던 장윤호는 올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서서 이재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상대를 압박하고 묶어 두는 것이 중요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라며 "일단 앞선의 (김)보경이 형이나 (이)재성이 형에게 패스만 보내면 뭐든지 해줄 것 같았다"라며 선배들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으로 자신의 역할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전반을 뛰고 나서는 자신감도 더 생겼다. 그는 "상하이와 싸워보니 선수들의 몸이 그리 좋지 않게 느껴졌다. 선제골만 내주지 않는다면 이길 것 같았다"라며 웃었다.

기회가 있으면 헌신적으로 뛰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장윤호는 "큰 부담 없이 뛰라고 했다. 미팅을 하면서 헐크의 왼발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잘 막자고 했다. 감독님도 크게 신경 쓰지 않게 해주셨다. 정작 내가 한 일이 없다"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맏형들의 투혼은 장윤호의 에너지를 더 분출하게 한다. 특히 이날 후반 29분 뤼웬젠의 퇴장을 이끌어낸 중앙 수비수 김형일이나 조성환이 그랬다. 그는 "임종은, 최규백 등 젊은 선수들이 뒤에 있으면 빌드업에 집중하는데 두 형님은 그렇지 않다. 뒤통수가 따갑다고 느껴질 정도로 말을 많이 하신다. 경각심을 느끼라고 하는 것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뛰니 나도 그에 맞게 뛰는 것 같다"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신인들의 무덤을 뚫고 피어오른 젊은피 장윤호는 "시즌 초반에는 쉬운 경기에 출전 기회를 주시다가 점점 어려운 경기에 투입하신다.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자신감도 커지는 것 같다"라며 최강희 감독의 압박감을 즐기며 성장하는 자신에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믿고 기용하는 것에 대한 보답을 꼭 하고 싶다"라며 우승까지 달려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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