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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최다골 타이' 아드리아노, 우승 전쟁 불 붙였다
관리자 10/31/2016


아드리아노(29·서울)가 K리그에 불을 지폈다.

아드리아노는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에 선제 결승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견인했다.

당초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은 35라운드까지 승점 61점으로 전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전북이 29일 전남전에서 5대0 대승을 거두며 한 걸음 달아났다.

반면, 서울은 '난적' 제주를 만났다. 서울은 이날 경기 전까지 제주와 세 차례 만남에서 1무2패로 열세였다. 더욱이 제주는 최근 9경기서 6승3무 신바람을 내고 있었다.

체력적 부담도 있었다. 서울은 나흘 전인 지난 26일 부천과 2016년 KEB하나은행 FA컵 4강(1대0 서울 승)을 치르며 에너지를 쏟았다.

힘들지만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히어로가 절실한 순간, 간판 공격수 아드리아노가 빛났다. 아드리아노는 이날 실질적으로 원톱 공격수 역할을 수행했다. 최전방에서 빠르고 적극적인 압박으로 제주 빌드업을 방해했다.

하지만 아드리아노의 고군분투에도 서울은 다소 힘든 경기를 펼쳤다. 아드리아노는 고립됐다. 제주의 스리백을 상대로 몸싸움과 공중볼 경합까지 벌였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역시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이 있었다. 단 한 번의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 아드리아노는 전반 35분 후방에서 넘어온 오스마르의 롱패스를 제주 수비수와 몸싸움 끝에 잡아냈다. 이어 뛰어나오는 골키퍼의 위치까지 파악한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아드리아노의 발을 떠난 공은 왼쪽 골대에 맞은 뒤 그대로 그물을 흔들었다.

이 득점으로 아드리아노는 클래식 17골을 기록했다. 정조국(18골·광주)과 득점왕 경쟁에 열기를 더했다.

동시에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골 타이 기록도 수립했다. 종전 최다 기록은 전 인천 사령탑이던 김도훈 감독이 2003년 성남 시절 세웠던 34골(K리그 28골·FA컵 3골·ACL 3골)이었다. 아드리아노는 제주전 득점으로 올시즌 34골(K리그 17골·FA컵 4골·ACL 13골)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드리아노는 클래식 2경기와 홈 앤 어웨이로 치러지는 FA컵 결승까지 총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1골만 더 추가하면 역대 시즌 개인 최다골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황 감독의 말대로 선제골이 나오자 숨통이 트였다. 후반에 펼쳐진 제주의 파상공세도 잘 막아냈다. 제주가 라인을 올리자 역습을 찌를 공간이 생겼다. 아드리아노는 종횡무진하며 제주 수비를 끌고 다녔다. 서울은 이후 후반 26분 터진 윤일록의 골까지 더해 2대0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승점 64점으로 전북과 동률이다. 다득점(서울 64골, 전북 67골)에서 밀려 2위다.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우승 경쟁 구도. 아드리아노가 만들어 낸 기분 좋은 '나비효과'다.

제주를 무너뜨린 아드리아노의 한 방. 단순한 1골 이상의 가치를 지닌 천금같은 득점포였다.


서귀포=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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