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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분 결승골 권경원, 대선배 곽태휘 넘어 결승으로
관리자 10/2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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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후반 48분,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이 무난하게 경기를 마칠 거라고 생각한 순간 모든 것이 뒤집혔다. 알아흘리의 센터백 권경원이 극적인 결승골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2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알라시드 스타디움에서 ACL 4강 2차전이 열렸다.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뒤였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결승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두 팀의 수비는 한국인이 책임졌다. 알힐랄엔 사우디에서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중동 4년차 곽태휘가 활약했다. 알아흘리의 권경원은 유망주 태를 벗기도 전인 올해 초 전북현대에서 알아흘리로 이적해 센터백으로 뛰어 왔다.

두 팀의 브라질 공격수들이 극적인 경기를 선사했다. 먼저 알아흘리의 리마가 전반 17분 선제골을 넣었고, 에베르톤 히베이루가 전반 45분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이 되자 알힐랄이 주도권을 회복했다. 후반 6분 아일톤 알메이다, 후반 19분 카를로스 에두아르두의 연속골이 터졌다. 알힐랄은 2-2 상황을 유지하기만 하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알아흘리의 주전 공격수 아흐메드 칼릴이 부상으로 빠지며 알힐랄이 더 유리해졌다.

그러나 추가시간이 3분 가량 흘렀을 때 경기가 뒤집혔다. 알아흘리의 코너킥 기회, 공을 향해 정확히 점프한 선수는 곽태휘였다. 그러나 곽태휘와 압둘라 알스다이리 골키퍼가 뒤엉켜 공을 쳐내자 권경원이 재빨리 그리로 달려들었다. 권경원의 왼발 하프발리슛은 혼전 중인 선수들에게 튕겨 골문 안으로 향했다. 알아흘리에 승리를 안긴 골이었다.

권경원은 중동 진출 첫해에 ACL 결승에 올랐다. 알아흘리는 아랍에미리트 전통의 강호 중 하나지만 ACL에선 지난 시즌까지 8강 진출조차 없었다. 이번 시즌 ACL 우승을 위해 벤피카(포르투갈)의 주전 공격수였던 리마를 영입하는 등 전폭적인 투자를 했다. 권경원은 비슷한 시기 합류한 동료들에 비해 무명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해 초 전북의 UAE 전지훈련을 본 코스민 올라로이우 감독이 바로 영입을 요청해 데려갔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알아흘리에선 센터백을 주로 맡는다.

권경원은 앞선 인터뷰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님께 나를 보여드려야 하니까 ACL이 더 욕심 난다. 여기서 실력을 쌓아 다음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결승에 오르는 과정에서 16강에서 이명주(알아인), 4강에서 곽태휘 등 한국 선배들을 거푸 꺾었다. 결승에서도 한국 선수와의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21일 열리는 또다른 준결승 2차전에 김영권 소속팀 광저우헝다, 오재석 소속팀 감바오사카가 나선다. 지난 1차전에선 광저우가 2-1로 승리했다.

사진= 알아흘리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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