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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과 김신욱, 안팎에서 이어지는 킬러 전쟁
관리자 08/23/2017

전북현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동국과 김신욱. 그들의 경쟁이 이제 대표팀에서 펼쳐진다.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 2014년 초, 2011년부터 2013년까지 K리그 득점왕 3연패를 달성하고 중국으로 떠나던 데얀은 "2007년부터 지켜본 이동국의 수준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꾸준한 경기력은 정말 훌륭하다"는 말로 경쟁자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덧붙여 "김신욱은 과거에 비해 200%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비단 데얀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동국과 김신욱은 꽤 오랫동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해왔다. 굳이 구분하자면, 이동국은 정점을 찍었고 김신욱은 전성기로 향하는 모양새다. 열 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둘의 나이(이동국·38/김신욱·29)를 감안할 때도 리그 간판 공격수 바통을 주고받는 그림이 어울린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경쟁구도다.

김신욱이 2016시즌을 앞두고 울산현대에서 전북현대로 이적하며 둘의 관계는 조금 달라졌다. 마주하는 상대팀 장수에서 한솥밥을 먹는 동료가 됐다. 그러나 경쟁 관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팀 내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싸우는 내부 경쟁 체제다.

2016년에는 이동국이 12골을 기록했고 김신욱이 7골을 넣었다. 전북의 메인 킬러는 이동국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또 다르다. 시즌 초 김신욱의 선발 빈도가 크게 늘었고 이미 지난해보다 많은 10골을 터뜨리고 있다. 반면 이동국은 에두에게도 밀려 벤치를 지키는 일이 많았다. 이동국 스스로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을 만큼 힘겨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슬럼프를 벗어난 이동국이 나이를 무색케 하는 활약을 선보였고 전북의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그때그때 달라지는 수준이 됐다. 이동국-김신욱-에두가 번갈아 원톱으로 나가거나 셋 중 2명이 투톱으로 배치되고 있다. 상대팀 감독들의 머리가 복잡하다.

김신욱과 이동국 공히 페이스가 좋다는 것은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나란히 받았다는 점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신 감독은 K리그에서 딱 2명의 공격수를 뽑았는데, 그게 전북의 이동국과 김신욱이다. 두 선수의 경쟁은 이제 대표팀으로 연장됐다.

21일 파주NFC에서 만난 신태용 감독은 "이동국과 김신욱 그리고 황희찬 모두 스타일이 다르다.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들을 뽑으면 옵션이 하나에 그치지만 다른 스타일을 뽑아놓으면 옵션이 둘 셋으로 늘어난다"면서 "이동국과 김신욱은 오늘부터 훈련하면서 파악할 것이다. 황희찬은 28일부터 합류하는데, 그때 어느 정도 보여줄지 기대된다"는 뜻을 전했다.

황희찬이 가세하고 불과 사흘 뒤 이란과의 중요한 승부가 펼쳐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동국과 김신욱은 어떤 형태로든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조기소집이 가능해지면서 K리거인 이동국과 김신욱은 열흘 가까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데, 적잖은 플러스 요인이다. 벼랑 끝 승부라는 것을 고려할 때도 노련한 두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갈 공산이 크다.

박자 빠른 슈팅은 무르익었고 2선 공격수들과의 연계 플레이에 능한 이동국, 자타가 공인하는 축복 받은 하드웨어에 발기술까지 늘고 있는 김신욱. K리그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두 킬러의 경쟁이 대표팀으로 이어지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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